코스피와 코스닥, 기운이 다를까요
주식팔자 · 2026년 8월 7일 · 2026년 8월 23일 보강 · 직접 세어봤어요
코스피에는 큰 회사가, 코스닥에는 작고 젊은 회사가 주로 모여 있어요. 성격이 꽤 다른 두 시장이죠.
그럼 기운도 다를까요? 상장사 2,650곳 전부의 대표 기운을 시장별로 세어봤어요.
코스피 833곳
| 기운 | 회사 수 | 비율 |
|---|---|---|
| 흙 | 253곳 | 30.4% |
| 쇠 | 156곳 | 18.7% |
| 불 | 152곳 | 18.2% |
| 물 | 147곳 | 17.6% |
| 나무 | 125곳 | 15.0% |
코스닥 1,817곳
| 기운 | 회사 수 | 비율 |
|---|---|---|
| 흙 | 575곳 | 31.6% |
| 나무 | 332곳 | 18.3% |
| 쇠 | 314곳 | 17.3% |
| 불 | 304곳 | 16.7% |
| 물 | 292곳 | 16.1% |
거의 같아요
두 표를 겹쳐보면 흙이 30%대로 가장 많고 나머지가 15~19%에 몰려 있어요. 시장이 달라도 그림이 거의 똑같죠. 833곳짜리 코스피와 1,817곳짜리 코스닥, 규모 차이가 두 배가 넘는데도 기운 구성은 이렇게 닮아있어요.
가장 큰 차이가 나무예요. 코스피 15.0%, 코스닥 18.3%로 3.3%포인트 벌어져요.
흙이 양쪽 모두 30%를 넘는 이유는 시장과 무관해요. 열두 글자 중 넷이 흙이라서 아무 집단이나 모아도 그렇게 나와요.
나무 격차는 우연일까요, 진짜일까요
3.3%포인트 차이를 통계 검정(카이제곱)으로 다시 봤어요. 결과는 애매해요. p값 0.039로, 흔히 쓰는 기준선(0.05)보다는 낮아요. 단순하게만 보면 “우연치고는 조금 크다”는 결과예요.
그런데 여기서 업종 편에서 짚었던 다중비교 문제가 또 등장해요. 이 격차를 발견한 과정을 떠올려보면, 다섯 기운(흙·쇠·나무·불·물)을 전부 비교해보고 그중 가장 크게 벌어진 걸 나무로 골라낸 것이에요. 다섯 개 중 가장 튀는 걸 고르고 나서 “이게 유의미하네?”라고 말하면 기준을 다시 엄격하게 잡아야 해요. 다섯 번 검사했다고 보정하면 통과 기준은 0.01 근처로 내려가고, 나무의 p값 0.039는 그 기준을 넘지 못해요.
그래서 결론은 이래요. 나무 격차가 진짜 시장 차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긴 어려워요. 눈에 띄는 숫자를 봤을 때 “그래서 이게 몇 %인데?”만큼 “몇 개 중에 고른 건데?”도 같이 물어봐야 한다는 거예요. 애매한 경계선에 걸쳐 있고 여러 개 중에 골라낸 값이라 더 엄격하게 봐야 해요.
설립 연대 차이 때문은 아니에요
혹시 이 격차가 “코스피는 오래된 회사가 많고 코스닥은 최근 회사가 많다”는 사실 때문은 아닐까 싶어서 확인해봤어요. 실제로 코스피는 1970~80년대 설립이 두텁고(52%가 1980년 이전), 코스닥은 1990년대 이후가 82%예요. 연대가 다르면 그 시절 달력의 특성상 기운 구성도 조금씩 달라지니까, 시장 차이가 아니라 연대 차이일 가능성이 있었어요.
그래서 같은 연대 안에서만 다시 비교했어요. 2000년 이후 설립된 회사만 놓고 봐도 코스피 나무 12.9%, 코스닥 나무 16.6%로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져요. 2010년대만 좁혀도 코스피 13.5%, 코스닥 18.3%로 비슷한 폭이에요. 연대를 맞춰도 격차가 사라지지 않으니, 최소한 “코스피가 오래돼서 그렇다”는 설명은 아니라는 거예요. 그렇다고 이게 “시장 자체가 나무를 선호한다”는 증거가 되는 것도 아니고요 — 위에서 본 다중비교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으니까요.
일간 기준으로도 다시 봤어요
대표 기운 대신 일간(태어난 날의 ‘나’)으로 바꿔서도 비교했어요. 코스피는 흙 22.0%·물 20.3%·쇠 20.4%·불 19.3%·나무 18.0%, 코스닥은 흙 21.7%·물 19.9%·불 19.9%·쇠 19.7%·나무 18.8%예요. 두 시장 모두 다섯 기운이 18~22%대에 몰려 훨씬 고르게 나와요. 대표 기운 기준으로 보였던 나무 격차(3.3%포인트)도 일간 기준에서는 0.8%포인트로 줄어들어요. 기준을 바꾸면 격차 자체가 눈에 띄게 작아진다는 것도 이 숫자를 가볍게 다뤄야 하는 이유예요.
당연한 결과예요
생각해보면 놀랄 일이 아니에요. 회사의 사주는 설립일로 정해지는데, 설립일과 어느 시장에 상장하느냐는 아무 관계가 없거든요. 코스피와 코스닥을 가르는 건 시가총액·매출·이익 같은 상장 요건이지, 태어난 날짜가 아니에요.
코스피에 가려고 특정 날짜에 창업하지는 않잖아요. 상장 시장은 회사가 자란 뒤에 규모와 요건으로 갈리는 거고요. 업종도 마찬가지였어요 — 어느 업종에 속하든 설립일 여섯 글자만 다르면 오늘 점수가 완전히 달라져요.
그래서 순위가 재미있어요
시장으로도, 업종으로도 기운을 예측할 수 없다는 건 뒤집어 말하면 오늘의 순위가 뻔하지 않다는 뜻이에요.
시가총액으로 줄 세우면 1등이 늘 1등이죠. 그런데 기운으로 줄 세우면 코스피 대형주와 코스닥 소형주가 뒤섞여요. 어제 위에 있던 회사가 오늘은 아래에 있고요.
오늘의 궁합에서 오늘은 어떤 조합이 나왔는지 보세요. 내일은 또 다를 거예요. 시장도 업종도 아니라면 오늘 순위를 정하는 건 결국 설립일 여섯 글자와 그날의 일진뿐이에요.
시장 구분과 설립일은 한국거래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기준이에요. 재미로 보는 콘텐츠이고 투자 판단의 근거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