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마다 기운이 다를까요 — 2,650곳을 직접 세어봤어요

주식팔자 · 2026년 8월 7일 · 2026년 8월 23일 보강 · 직접 세어봤어요

“금융은 돈이니까 물(水) 기운 아닐까?” “IT는 쇠(金)일 것 같은데?”

그럴듯하죠. 그래서 세어봤어요. 상장사를 업종별로 나누고, 회사마다 대표 기운이 뭔지 집계했어요.

먼저 전체 분포부터

기운회사 수비율
흙(土)828곳31.2%
쇠(金)470곳17.7%
나무(木)457곳17.2%
불(火)456곳17.2%
물(水)439곳16.6%

흙이 유난히 많죠. 회사들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사주의 글자 구성 때문이에요.

사주에서 날짜를 나타내는 열두 글자(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중에 흙에 해당하는 게 넷(축·진·미·술)이나 돼요. 나머지 기운은 둘씩밖에 없고요. 그래서 아무 날짜나 골라도 흙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상장사뿐 아니라 사람 사주도 마찬가지예요.

처음 보면 “우리나라 회사는 흙 기운이 강하구나” 싶은데, 사람 사주를 모아 세어도 똑같이 나와요. 회사의 특성이 아니라 달력의 특성이에요. 흙이 왜 유독 많은지는 따로 정리해뒀어요.

업종별로 보면

30곳 이상인 업종만 추려서, 전체 평균보다 특정 기운이 얼마나 많은지 봤어요. 순위가 아니라 평균 대비 튀는 정도가 큰 다섯 개를 예시로 뽑은 거예요.

업종회사 수쏠린 기운비율기대치
플라스틱제품 제조업46곳37%17%
기타 금융업104곳27%17%
전자부품 제조업132곳27%18%
자동차 신품 부품 제조업103곳25%17%
기타 화학제품 제조업95곳24%17%

오, 금융업이 물이네요. 예상이 맞았나 싶죠.

그런데 여기서 멈추면 안 돼요

이 숫자를 그대로 믿으면 곤란해요. 이유가 있어요.

저희는 업종 24개 × 기운 5개 = 120번을 검사했어요. 그중 통상적인 기준(p<0.05)을 넘긴 조합이 2개 나왔어요.

동전을 120번 던지면 앞면이 연달아 여러 번 나오는 구간이 반드시 생겨요. 그렇다고 그 동전이 이상한 건 아니죠. 검사를 많이 하면 우연히 튀는 값이 나오는 게 정상이에요. 통계에서는 이걸 다중비교 문제라고 불러요.

120번 검사했다는 걸 감안해서 기준을 엄격하게 잡으면(본페로니 보정), 살아남는 건 플라스틱제품 제조업 하나뿐이에요. z값 3.55, 보정 후 기준을 통과하는 유일한 조합이에요. 두 번째로 튀어 보였던 기타 금융업(물 27%)도 z값 2.84로 언뜻 그럴듯해 보이지만, 120번 검사한 걸 감안하면 통과선에 못 미쳐요. 그리고 살아남은 플라스틱제품 제조업도 46곳짜리 작은 업종이라, 회사 몇 개만 달랐어도 결과가 뒤집혔을 거예요.

기준을 바꿔도 같은 결론일까요

여기서 하나 더 물어봤어요. 대표 기운(여섯 글자 중 가장 많은 기운) 대신 일간(태어난 날의 ‘나’에 해당하는 한 글자)으로 업종을 다시 세우면 어떻게 될까요.

이게 중요한 이유가 있어요. 대표 기운은 흙이 31.2%로 워낙 쏠려 있어서, 어떤 업종이든 흙이 잘 안 걸리면 “다른 기운이 쏠렸다”고 보이기 쉬워요. 일간은 지지·천간을 가리지 않고 딱 한 글자만 보니까 분포가 더 고르고(흙 21.8%, 나머지 18~20%), 쏠림이 진짜인지 가려보기 좋아요.

다시 세어보니 순위가 크게 흔들렸어요.

업종대표 기운 기준 순위일간 기준 순위
플라스틱제품 제조업1위2위
기타 전문 도매업2위1위
영화·방송프로그램 제작업3위16위
통신 및 방송 장비 제조업4위9위
기타 금융업5위20위

플라스틱제품 제조업만 두 기준 모두에서 꾸준히 상위권이에요. 나머지는 어떤 잣대로 재느냐에 따라 순위가 요동쳐요. 기타 금융업은 대표 기운 기준으론 5위(물 26.9%)인데 일간 기준으론 20위로 밀려요. “금융업 = 물”이라는 인상이 계산 방식 하나를 바꾸는 순간 흐려지는 거죠. 일간 기준으로 본페로니 보정까지 적용하면 살아남는 업종은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답은 “업종은 상관없다”

생각해보면 당연해요. 회사의 사주는 설립일로 정해지는데, 설립일은 사업 내용과 무관하게 잡히거든요. 등기를 언제 냈느냐, 분할을 언제 했느냐 같은 사정으로요. 금융회사라고 물 기운인 날을 골라 창업하지는 않잖아요.

바꿔 말하면 업종을 알아도 그 회사의 기운은 알 수 없어요. 같은 반도체 회사라도 설립일이 다르면 오늘 점수가 정반대로 나와요. 반도체 제조업 72곳만 따로 보면 흙이 37.5%로 전체 평균(31.2%)보다 조금 높긴 한데, 이 차이도 다중비교를 감안하면 우연 범위 안이에요. 결국 같은 업종 안에서도 오늘 어떤 회사가 위로 올라오는지는 설립일마다 다 달라요.

코스피와 코스닥을 비교해도 같은 결론이 나와요. 업종이든 시장이든, 오늘 점수를 가르는 건 오직 설립일 여섯 글자와 그날의 기운뿐이에요.

숫자를 볼 때 하나만 기억하면

“역시 금융은 물이야”라고 말하기는 쉬워요. 그런데 그러려면 몇 번 세어봤는지도 같이 말해야 해요.

저희는 120번 세었어요. 그래서 다섯 개쯤 튀는 건 놀랄 일이 아니에요. 어디서든 그럴듯한 숫자를 만나면 “이거 몇 번 세어본 거예요?”를 한 번 물어보시면 좋겠어요. 이 글에서 건질 게 하나 있다면 그거예요.


업종 분류는 한국거래소 표준산업분류를 따랐고, 설립일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기준이에요. 재미로 보는 콘텐츠이고 투자 판단의 근거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