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7년생 상장사 — 동화약품의 사주를 봤어요

2026년 8월 7일

상장사를 설립일 순으로 줄 세우면 맨 앞에 동화약품이 있어요. 1897년 9월 25일. 대한제국이 선포된 해예요.

두 번째로 오래된 성창기업지주(1916년)와도 19년 차이가 나요. 혼자 한 세대쯤 앞서 있는 셈이죠.

129년 전의 사주

기둥글자
연주정유(丁酉)
월주기유(己酉)
일주병술(丙戌)

여섯 글자를 오행으로 풀면 이래요.

  • 불(火) 2개 — 정, 병
  • 쇠(金) 2개 — 유, 유
  • 흙(土) 2개 — 기, 술

나무와 물이 하나도 없어요. 불·쇠·흙 셋이 정확히 둘씩 나눠 가진 구조예요. 이렇게 딱 떨어지는 사주는 흔하지 않아요.

일간은 병(丙), 불이에요. 사주에서 ‘나’에 해당하는 글자가 불이라는 뜻이죠. 대표 기운도 불로 나오는데, 불·쇠·흙이 2개씩 동점이라 일간과 같은 기운이 대표를 맡았어요.

물이 없는 사주

이 회사에서 눈에 띄는 건 물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에요.

사주에서는 없는 기운을 채워주는 상대를 반가워한다고 봐요. 주식팔자가 내 사주로 보는 궁합에서 “나를 채워주는 회사”를 따로 보여주는 것도 같은 원리예요.

그러니까 물 기운이 강한 날에는 이 회사가 반가워할 만한 날이고, 불이 넘치는 날에는 이미 있는 걸 더 받는 셈이 되죠.

129년 동안 사주는 그대로였어요

재미있는 건 이거예요. 1897년부터 지금까지 이 회사의 여섯 글자는 한 번도 바뀌지 않았어요. 사주는 태어난 날로 정해지니까요.

그 사이에 대한제국이 사라지고, 식민지가 되고, 전쟁이 나고, 산업화가 지나갔어요. 회사도 수없이 달라졌을 거예요. 그런데 사주는 그대로예요.

바꿔 말하면 사주가 알려주는 건 출발점의 모양이지 그 뒤에 일어난 일이 아니에요. 같은 날 태어난 회사 여섯 곳이 완전히 다른 길을 걸은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고요.

오늘은 어떤 날일까요

기운은 날마다 바뀌니까 이 회사의 점수도 매일 달라져요. 불이 힘을 받는 날에는 위로 올라오고, 물이 강한 날에는 내려가요.

129년째 같은 사주로 매일 다른 점수를 받는 회사. 오늘은 어떤 날인지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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