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무슨 요일에 태어날까 — 목요일이 제일 많아요

주식팔자 · 2026년 9월 1일 · 직접 세어봤어요

설립일에는 요일이 있어요. 생각해보면 당연한데, 막상 세어본 적은 없죠. 상장사 2,650곳의 설립일이 무슨 요일이었는지 전부 세어봤어요. 등기라는 행정 절차가 끼어 있으니 요일에도 뭔가 규칙이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했어요.

목요일이 제일 많고 일요일이 제일 적어요

요일회사 수
목요일533곳
금요일529곳
화요일482곳
월요일463곳
수요일463곳
토요일160곳
일요일20곳

평일(월~금)에 태어난 회사가 2,470곳으로 전체의 93%를 넘고, 주말(토+일)은 180곳, 7%가 채 안 돼요. 그중에서도 토요일이 160곳, 일요일이 20곳으로 같은 주말인데도 8배 차이가 나요.

목요일과 금요일이 유독 많은 이유는 뚜렷하게 알기 어려워요. 다만 월요일에 새 사업을 시작하고 한 주 초반에 서류를 준비해서 목·금요일에 등기를 마무리하는 흐름이 있었을 수 있다는 정도로 짐작해볼 수 있어요. 화·수요일보다 목·금요일이 근소하게 많은 것도 이런 흐름과 맞아떨어지고요. 다만 이것도 확정된 인과관계는 아니에요.

주말에도 회사가 태어난다고요

설립일은 법인 설립등기일을 공시 기준으로 쓰는데, 등기소는 평일에만 문을 열어요. 그런데도 주말 날짜가 180곳이나 있다는 게 이상하게 보일 수 있어요.

정확히 어떤 사정으로 주말 날짜가 공시상 설립일로 기록됐는지까지는 이 데이터만으로 단정할 수 없어요. 다만 등기 실무일과 공시된 설립일이 반드시 같은 날은 아닐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옛날 회사일수록(주 5일 근무제가 자리 잡기 전) 토요일 오전 업무가 흔했다는 점 정도는 참고할 만해요. 실제로 토요일 설립 160곳은 일요일 20곳보다 훨씬 많은데, 이 격차도 토요일 근무가 예전에는 흔했다는 정황과 맞아떨어져요. 실제로 일요일 설립 20곳 중에는 기아(1944년), LG(1947년), 유한양행(1926년)처럼 일제강점기~광복 직후에 세워진 오래된 회사가 여럿 섞여 있고, LG화학(2001년)처럼 2000년대 들어 분할·설립된 회사도 있어요. 시대에 따라 사정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요일과 일진은 서로 다른 시계예요

여기서 자연스럽게 드는 궁금증이 있어요. “그럼 특정 요일에 태어난 회사는 특정 오행 기운을 더 많이 가질까?” 예를 들어 “불의 요일”이라 불리는 화요일에 태어난 회사는 불 기운이 강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에요. 요일은 7일 주기로 돌고, 일진(그날의 간지)은 60일 주기로 돌아요. 7과 60은 공약수가 1밖에 없어서, 두 주기가 같이 맞아떨어지려면 최소공배수인 420일이 필요해요. 오늘이 화요일이면서 갑자일이라면, 요일과 일진의 조합이 완전히 똑같이 되풀이되는 건 420일 뒤, 그러니까 1년하고도 두 달 가까이 지나야 해요.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시계가 맞물려 돌아가니, 애초에 요일이 특정 오행을 ‘끌어당길’ 구조적 이유가 없는 거예요.

실측으로도 확인했어요. 각 요일에 태어난 회사들의 대표 기운(오행) 비율을 뽑아봤더니, 표본이 충분한 월토요일에서는 흙이 2933%로 가장 많고 나머지 네 기운이 15~20%로 고르게 나눠져요. 20곳뿐인 일요일만 쇠 35%·물 5%로 들쭉날쭉했고요. 흙이 많은 건 요일 때문이 아니라 열두 글자 중 넷이 흙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금요일 태생은 불 기운” 같은 건 없어요

정리하면, 회사가 태어나는 요일에는 뚜렷한 쏠림(목·금요일 많고 일요일 적음)이 있지만, 그 요일이 회사의 사주 기운을 결정하지는 않아요. 기운을 결정하는 건 어디까지나 그날의 정확한 간지(연·월·일 여섯 글자)이고, 요일은 그 간지와 별개로 돌아가는 또 다른 주기일 뿐이에요. 두 주기가 우연히 같은 요일에 같은 오행을 자주 태어나게 만들 이유가 애초에 없는 셈이에요.

“불금이니까 불 기운”처럼 요일 이름과 오행을 엮는 건 언어유희로는 재밌지만, 실제 사주 계산과는 무관해요. 목요일에 태어난 회사가 유독 나무 기운을 많이 받았을 거라는 상상도 마찬가지로 근거가 없어요. 요일이 부르는 이름과 그날 실제로 배정되는 간지는 완전히 독립적인 정보라서, 하나만 보고 다른 하나를 짐작할 수 없어요.

오늘 어떤 기운이 강한지 정확히 보려면 요일이 아니라 오늘의 궁합에서 그날의 진짜 일진을 확인하는 게 맞아요.


설립일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기준이에요. 재미로 보는 콘텐츠이고 투자 판단의 근거가 아닙니다.